아름다운 동행(2)

-

한순간의 실수는 잊고,
새로운 꿈을 향해 달려갈게요


출원한 학생에 대한 지속적인 사후지도로
학생이 사회복지사의 꿈을 펼쳐가는
사회정착 사례입니다.


이미지


2019년 봄, 햇살이 눈부신 날 어두운 표정으로 상기된 슬기(가명)를 처음 만났다.

슬기는 초등학교 3학년 때, 부모님이 이혼하신 후 줄곧 조부모님과 생활을 하며 경제적으로 어려운 생활을 해왔다고 한다. 단순히 용돈 마련을 위해 친구가 아르바이트를 소개시켜준다고 했던 자리에서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저지르고 ○호 처분으로 소년원에 입원했다.

불안감을 가득 안고 소년원에 입원한 슬기는 앞으로 어떻게 소년원 생활을 해야할지 막막하다며 눈물을 보였다. 지속적인 우울감을 표출하며 하루하루가 견디기 고통스럽다는 슬기는 단체 생활의 기본적인 수칙들을 지키기 어려워했고 본인이 마음에 들지 않는 상황이 생기면 강하게 불만을 표현하곤 했었다. 다소 우울증이 있었던 슬기가 과연 소년원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걱정도 잠시, 여러 선생님의 따뜻한 보살핌으로 점점 성장하는 슬기를 만날 수 있었다. 학업 연계를 위해 고등반에 배치된 슬기는 공부에 대한 의욕이 많은 학생이었다. 수업 시간에도 졸지 않고 연신 뒤처진 수업을 따라가려고 애쓰는 모습이 무척 대견했다.

어느 날 슬기에게 선생님을 도와 피복과 물품을 챙겨주는 역할을 하도록 한 적이 있었다. 작은 일이었지만 슬기는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게 너무 기뻐요. 감사드려요. 선생님"이라며 감격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 이후로도 슬기는 선생님과 친구들을 돕는 것이 무척 행복하다고 말하며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고 열심히 생활해 주었다. 결국, 그날부터 슬기는 원내 규율을 성실히 지키며 좋은 생활 태도로 전체 학생 중 상점 1등인 모범 학생이 되었다.

어느새 출원 시기가 다가오고, 슬기는 소년원에서 꿈이 생겼다고 말했다. 소년원에서 생활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지만 그중 남을 돕는 것에 대한 소중함을 가장 크게 배웠기에 출원 후 타인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사회복지사가 되고 싶다고 말이다.

출원 후에도 슬기는 혼자가 아니었다. 담임 선생님과 사회정착 선생님의 꾸준한 진로 지도는 계속 이루어졌다. 결국, 슬기는 고등학교 졸업 후 그토록 자신이 원하던 OO대학 사회복지학과에 입학을 하게 되었다.

입학 후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슬기를 위해 담당 사회정착 선생님은 (재)한국소년보호협회에서 주관하는 희망드림 장학 지원 사업에 '20년 3월 대학교 신입생 전형으로 소년을 추천하여 100만원의 대학교 생활 장학금을 지급받도록 하였다. 슬기는 많은 선생님들의 노고를 알고 이에 화답하듯 성실한 대학 생활을 하며 우수한 학점을 취득하기 바빴다. 이후 (재)한국소년보호협회의 희망드림 장학 지원 사업의 장학생으로 선정되어 '20년 9월 100만원을 지원받았다.

2학기에도 슬기는 높은 평점을 취득하는 등 모범적인 대학 생활을 하여 '21년 3월 소년보호장학복지회에서 주관하는 장학금 사업에서 50만원을 지원 받아 총 250만원의 사회정착 장학금을 받게 되었다. 슬기는 지원받은 장학금으로 컴퓨터 학원에 등록하여 컴퓨터활용능력 자격을 취득하였고 사회복지사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출원 후 2년이 넘게 지속되는 소년원 선생님들의 꾸준한 관심과 사후 지도로 슬기는 훌륭히 사회에 정착하여 이제 대학교 졸업반이 되었다. 최근에는 '감사의 편지'와 전화 통화에서 "제가 지금까지 잘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소년원 선생님들 덕분이에요. 지금 너무 행복합니다"라며 앞으로 어렵고 힘든 상황에 처한 사람들에게 힘이 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나 역시 소년원 교사로서 사회의 어엿한 구성원이 된 학생을 만날 때 가장 큰 행복감을 느끼곤 한다. 슬기야 나도 너에게 참 감사하다. 이렇게 잘 지내주어서, 슬기야 네가 꿈을 잘 이뤄갈 수 있도록 소년원 선생님들이 최선을 다할게. "슬기 너의 꿈이 현재 진행형이듯, 너희들에 대한 나의 사랑도 현재 진행 중이란다."